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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사태에서 부각된 ‘탈중앙화’의 중요성…암호화폐 존재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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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사태에서 부각된 ‘탈중앙화’의 중요성…암호화폐 존재 이유는 캐나다 사태에서 부각된 ‘탈중앙화’의 중요성…암호화폐 존재 이유는

암호화폐는 시장 경제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알고 한 번쯤 언급하는 일상적인 금융수단이 됐다. 인플레이션 상승에서 자산 가치를 방어할 투자 수단이나 금융 접근성 문제를 해결할 글로벌 결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적인 디지털 전환 추세와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NFT(대체불가토큰) 같은 블록체인 생태계의 부상은 암호화폐를 시대와 대중 기호에 맞는 참신하고 트렌디한 요소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가 주류화되는 과정에서 ‘탈중앙성’이라는 핵심 가치는 자주 거론되지 못했다. 국가 통제를 벗어난 자주적 화폐라는 사실은 질서를 벗어나려고 하는 무법적인 인상만 불러일으켰다. 일반 대중에게 '탈중앙성'은 그다지 필요한 기능이 아니었고, 매력적인 특징도 아니었다.

캐나다, 공공질서냐 개인 권리냐 두고 진통

최근 캐나다의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과 이를 반대하는 트럭 점거 시위대 간 갈등이 '공공질서를 위한 국가의 권력 행사'와 '국민 개인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논쟁을 촉발하면서 암호화폐의 ‘탈중앙성’이 다시 한 번 화두가 되고 있다.

백신 의무화 정책을 반대한 트럭 운전사들의 도로 점거 시위가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자, 캐나다 정부는 2022년 2월 14일(현지시간) 긴급조치법을 발동했다. 시위대 후원 관련 은행 계좌, 기부 플랫폼을 동결했으며, 우회로가 된 암호화폐 월렛 주소를 차례로 차단시켰다.

쥐스탱 트뤼도(Justin Trudeau) 캐나다 총리는 "트럭 점거 시위로 인해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고 공공 안전이 위기에 처했다"면서 긴급조치법 발동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가가 개인의 권한을 빼앗았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유명 코미디언 러셀 브랜드(Russell Brand)는 2월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앙집중화된 권력은 대중이 반대하는 일에 대해 항의할 권리를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시위자들은 반대하는 정책에 대해 항의할 권리를 가진다"면서 "시위가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 정부가 이처럼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업계 인사들은 이번 캐나다 사태에서 '국가에 대한 견제 방안'으로서 암호화폐가 가진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냈다.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이더리움 창시자는 2월 18일 이더리움 행사 이더덴버(ETHDenver)에서 도로를 점거해 경제를 위협한 트럭 시위를 지지하진 않지만, 이에 대한 정부 대응은 도가 지나쳤다고 발언했다. 그는 "시위대의 은행 계좌를 동결하고 시위대가 자신을 변호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면 이는 과도하고 위험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비탈릭 부테린은 "시위대에 자금이 전달되는 것을 막으려는 정부의 노력은 암호화폐가 존재하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면서 "암호화폐는 정부의 지나친 접근에 대한 잠재적인 견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탈중앙화 시스템은 '무법지대'가 아니라 '법치주의로의 회귀'를 가능하게 한다"면서 "암호화폐의 경우, (캐나다 정부처럼) 거래 중개인에 강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합법적인 방식으로 언제나 범법자를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위대에 직접 후원하며 지지를 표했던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의 최고경영자(CEO) 제스 파월(Jesse Powell)은 "비트코인은 현재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고, 사람들에게 제한적인 법정화폐 시스템에 대한 대안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은 자유를 위한 투표(vote for freedom)"라고 강조했다.

회의론자도 돌아섰다…"암호화폐, 최선의 보호 방안"

베이스캠프 공동창업자이자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프레임워크 '루비온레일즈(Rubyon Rails)'를 개발한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한슨(David Heinemeier Hansson)은 2월 21일 ‘내가 틀렸어. 우린 암호화폐가 필요해(I was wrong, we need crypto)’라는 글을 게재하며 국가 권력을 견제하고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했다.

베이스캠프 공동창업자는 암호화폐에 회의적이었을 뿐 아니라 2010년 초부터 암호화폐 지지자들과 격렬히 싸워왔다고 고백하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안정적인 법치 국가,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았기 때문에 철학적 가치보다 '빨리 부자되는 방법'에 불과한 듯했던 암호화폐를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한슨은 "암호화폐를 반대해야 할 이유는 너무나도 많지만, 암호화폐에 회의적이었던 건 암호화폐의 현실적인 문제점보다는 나의 상상력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베네수엘라 같이 경제적으로 무너진 국가나 중국, 이란 같이 국가 권력이 비대한 국가에 살았다면 은행에서 자유로운 암호화폐의 근본적인 약속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스캠프 공동창업자는 "불과 3주 동안 진행된 시위가 충격적일 정도로 권위주의적인 정부의 반응을 이끌어냈다"면서 "아직 잘 믿기지 않지만, 캐나다 사태는 비트코인 지지자들이 예언자였다는 걸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암호화폐의 근본적인 필요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다. '기본적 거래에 대한 자유'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고, 암호화폐를 완전히 무시한 건 너무나도 성급한 일이었다"며 "암호화폐는 현재로서 최선의 보호 수단"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 중앙화된 권한 우회하고 견제하고

암호화폐는 이전에도 중앙 권력의 통제에 대한 우회 수단으로, 경제적으로 고립된 곳을 연결하는 자금 채널로 사용됐었다.

2021년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정치인들과 아웅산 수치 여사의 지지자들이 만든 망명 정부 '국민통합정부(NUG)'는 군사 정권의 감시를 피하고 대항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테더(USDT)를 공식 화폐로 인정한 바 있다.

틴 툰 나잉(Tin Tun Naing) NUG 재무장관은 2021년 12월 12일 "거래 및 결제 시스템 개선을 위해 테더의 국내 사용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NUG의 테더 채택에 대해 테더 측은 "전 세계 국민에게 더 안정적이고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할 수 있는 테더의 기능에 대한 찬사"라고 답했다.

2022년 2월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막대한 병력을 배치하며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재정적으로 도울 강력한 수단으로 암호화폐가 부상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내 여러 단체들은 부족한 물자, 의료품 등을 공급하기 위해 암호화폐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일립틱(Ellipti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NGO와 자원봉사단체에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암호화폐 기부금이 유입됐다. 일립틱은 "검열에 강한 암호화폐는 국제 기금 모금에 매우 적합하다"면서 "제재를 하려 해도 암호화폐 거래를 막을 수 있는 중앙기관은 없다"고 설명했다.

세계 시장과 단절된 상태에서 정치적 위기와 극심한 인플레이션 상황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암호화폐가 일찍부터 경제적 지원 방안으로 사용됐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구매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인도주의적 방안으로 '에어드롭 베네수엘라'라는 기부 캠페인이 진행되기도 했다. 경제학자 카를로스 에르난데스는 2019년 이미 "베네수엘라 법정화폐인 볼리바르에 가치를 저장하는 것은 금융적 자멸"이라면서 "경제가 무너진 독재 국가에서 '국경 없는 화폐' 비트코인은 훨씬 나은 대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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