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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석빈 서강대 교수 "개방적 혁신에서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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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uters.  [인터뷰] 윤석빈 서강대 교수 "개방적 혁신에서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 Reuters. [인터뷰] 윤석빈 서강대 교수 "개방적 혁신에서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혼자서 하는 혁신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개방적 혁신에서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윤석빈 서강대 산학협력 교수는 지난 14일 토큰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윤 교수를 많은 블록체인 행사에서 만났지만, 다시 만나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지난 9월의 발언 때문이었다. 그는 국내 블록체인 매체가 주최한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래 사회 주인공은 인공지능(AI)와 데이터입니다. 블록체인은 명품조연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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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그는 '융합'과 '개방적 혁신'을 줄곧 강조했다. 토큰포스트는 그가 그리는 기술의 미래란 어떤 모습인지 듣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 교수는 과거 IBM과 오라클에서 근무했으며, 하이퍼레저에 관심을 갖고 블록체인 분야에 들어오게 됐다. 현재는 서강대 지능형 블록체인 연구센터 산학협력 교수, 한국블록체인학회 사무국장, 오픈블록체인포럼 대표, 법무법인 디라이트 수석 컨설턴트를 맡고 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윤석빈이고요, 친한 사람들은 '빈'이라고 합니다. '트러스트 커넥터(Trust Connector)'라는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습니다. 저는 전에 IBM과 오라클에서 일했었어요. 엔터프라이즈 쪽 일을 했었고요. 블록체인은 투자보다는 하이퍼레저 같은 기술에 관심이 있어서 3년 전부터 관심을 갖고 보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자료가 별로 없어서 혼자서 MOOC(온라인 공개수업)로 하이퍼레저를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서강대학교 지능형 블록체인 연구센터 산학협력 교수로 일하고 있고요. 블록체인 분야에서 가장 저명하고 권위 있는 한국블록체인학회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개발자부터 소프트웨어 관련 컨설팅, 아키텍처, PM을 거쳤는데, 블록체인 관련해 과거의 경험을 다 이용하게 되네요. 또 '트러스트 커넥터'라는 철학적인 아이덴티티를 통해 '블록체인 월드'에서 트러스트끼리 연결하는 역할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Q. 블록체인을 비롯해 스마트시티,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부문을 넘나들며 화두를 던지고 계시는데요. 그렇게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인공지능을 'AI+X'로 볼 수 있어요. 인프라적 관점이 있고, 플러스 X로 확장되는 부분이 있죠. 저는 ABCD(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라고 하는 융합 인프라 관점으로 보고 있는데요. 블록체인도 '블록체인+X'라는 측면에서,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의 결합, △블록체인과 스마트시티의 결합, △블록체인과 데이터 결합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래 사회의 주인공은 AI와 데이터입니다. 블록체인은 명품조연과 같은 역할이고요. 블록체인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데이터에 신뢰를 제공하는 인프라 기술이라는 관점으로 보고 있어요. 인프라라는 게 서비스에 잘 활용이 되어야 의미가 있는 거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블록체인과 다른 기술과의 융합을 고민했었던 거고요. '트러스트 커넥트' 측면에서 연결, 융합을 강조하다 보니 다른 영역의 관계자분들과 협력하는 일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Q. 4차산업 전체 지형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가지고 있는 의미, 또는 위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데이터댐 사업을 예로 들면, 데이터댐은 정수기, 블록체인은 필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수기 안의 물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필터거든요. 물을 잘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하는 게 블록체인입니다. 또, 비행기를 AI로 비유하면 블록체인은 블랙박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사고가 났을까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밝혀주는 역할을 하는 게 블록체인 기술인 거죠. 블록체인은 전체적인 트러스트, 데이터의 신뢰성, 심지어 AI의 신뢰성까지 보증하는 큰 역할을 맡고 있는데, 그게 잘 드러나지 않을 수는 있어요.

Q. 융합이라는 관점에서 블록체인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씀이신데, 그럼 우리나라가 융합적 관점에서 산업 생태계가 잘 조성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해외와 비교해서 어떤지요.

외국은 AI·블록체인 아키텍처나 정책을 아예 처음부터 같이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부서가 다르더라도 처음부터 같이 협업하는 케이스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AI와 데이터 위주이기는 하죠. 그러다 보니 융합에 대해 많이 연구하려고 하고요.

아직 초기 단계로 보여요. 외국과 비교해서 정책, 아키텍처, 인재 양성에서 융합 수준이 떨어지는 게 맞고요. 그런데 희망적인 것은 이번 데이터 뉴딜 정책이 혁신이 일어나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교육부나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예전보다는 조금씩 블록체인과 다른 기술을 어떻게 융합할지 고민이 시작된 것 같고요.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블록체인 예타(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됐죠. 1200억원, 큰 예산이지 않습니까. 또 내부적으로 AI, IoT(사물인터넷) 등 PM들이 나뉘어 있는데, 융합관점에서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년 정도 되면 좀 더 실체화되고,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실천적인 부분이 나올 거라고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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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융합 생태계는 어떻게 조성될 수 있을까요? 각 분야의 기술이 고도화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건가요? 아니면 산업 초기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하는지요?

처음에는 기술 성숙도를 위해 블록체인, AI, 데이터 등이 각각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예산과 조직 등의 현실적인 문제도 있고요. 다만 '오픈 이노베이션(개방적 혁신)'에 대한 마인드는 열어놓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각 분야의 연결고리에 대한 인터페이스는 개방적 혁신으로 열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는 처음부터 소프트웨어 코딩 파운데이션이라고 해서 기본 논리적 접근이나 창의적 접근을 위한 부분을 훨씬 깊게 강조하는 것 같아요. 트렌드 이전에 기초를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우리나라는 기초보다 트렌드를 따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트렌드를 따라서 마이데이터와 블록체인의 융합과 같은 부분이 이뤄지고 있는데 물론 중요하죠.

다만 본질적인 부분에서의 유연한 사고라고 할까요? 새로운 것이 나왔을 때 이걸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과 어떻게 연결할지, 아니면 내가 가진 역량과 남의 역량, 우리 조직에 있는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를 연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관점이 중요하고요.

또 제가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애자일(Agile)을 강조하는데요. 고객이나 시장의 본질적인 니즈(요구)를 잘 파악해서 기술을 잘 융합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먼저 각각의 기술을 고도화하고 연결고리는 미리 융합의 기초를 만들어두면 좋겠죠. 다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연결될 수 있구나'라고 열어 놓는 개방적인 태도가 중요합니다.

Q. 글로벌 차원에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NASDAQ:FB)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이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독점 활용하면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죠. 우리나라가 글로벌 4차산업 경쟁에서 어려운 부분은 없을까요?

AI 기술은 데이터의 질과 양이 좌우하죠. 중국 같은 경우는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있고, 기술 개발도 공산당을 중심으로 진행되잖아요. 얼굴 인식은 이미 끝났다고 봐요. 중국 알리바바 그룹 산하의 앤트파이낸셜의 안면 인식 기술은 3초 만에 사람 얼굴을 인식하고 신용도를 평가한다고 해요. 실질적인 예를 봤는데, 3천 개가 넘는 디지털 세트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는 많아야 100개 세트밖에 없거든요. 이러한 데이터에 대한 경험은 확실히 미국이나 중국보다 떨어지는 것은 맞고요.

다만 우리나라는 서비스에 대한 강점이 있는 것 같아요. 데이터 세트의 퀄리티나 양은 적지만,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파악하고 연결하는 능력은 우리나라도 무시 못 한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 이전에 싸이월드를 먼저 했었고요. 다만 글로벌화되지 못한 거죠. 여러 가지 규제나 혁신적인 서비스에 대한 뒷받침이 되면 서비스의 차별성을 통해서 확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등 많은 이슈가 있었던 한해였습니다. 내년에 관심을 갖고 볼만한 주제가 있을까요?

디파이 관련해서는, 향후 우리가 가진 디지털 지갑이 은행, 보험, 증권, 카드 등 기존 금융권 계좌와 통합될 겁니다. 현재는 디지털 자산이 법적인 부분으로 인해 기존 금융권 내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디지털 금융과 디지털 자산이 하나의 지갑 안에 통합될 것입니다. 그게 흔히 말하는 디파이 또는 기존 금융권과 디지털 자산의 융합이라고 할 수 있겠죠. 또, CBDC로 법정화폐가 디지털화되면서 기존 금융권과 디지털 자산의 결합이 다수 나타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디파이를 포함한 다양한 금융 혁신이 일어날 거라고 봅니다.

신용정보법이 개정되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이 열렸죠. 재미있는 점은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블록체인이 중요하다고 얘기하지만, 정작 블록체인 업계 분들은 논의에 안 부릅니다(웃음). 어쨌든 마이데이터 안에는 금융 데이터, 헬스케어 데이터, 이커머스 데이터 등에 디지털 자산이 합쳐져서 굉장히 큰 사업이 되어가고 있죠. 카카오, 네이버 등의 대기업들이 그런 이유에서 해당 시장에 진입하는 거고요. 그런 점에서 내년은 플랫폼의 시대에서 프로토콜의 시대로 전환되는 원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토큰포스트 구독자에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내년에도 뉴노멀 시대가 지속될 것 같아요. 독자분들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토큰포스트 뉴스를 많이 읽으시면서 블록체인뿐만 아니라 AI, 데이터 등 여러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시면 갖고 계신 아이디어들이 확장되고 혁신되는 내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기 혼자 하는 혁신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갖고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누가 잘 모으느냐', '어떻게 그걸 잘 연결하느냐'라는 개방적 혁신의 관점에서 마음을 열어 놓고 보시면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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